끝내 살아서는 출간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함께, 윤동주는 오래된 노트들을 세상에 남겼다. 그가 시를 쓰고, 고치고, 지우고, 다시 써나간 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원고 노트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와 『창』, 그리고 낱장의 원고들. 원고 노트에 담긴 시와 낙서, 메모와 퇴고의 흔적들 속에서 우리는 고향 만주와 고국 조선, 제국 일본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움직이는 시인’의 삶과, 그 궤적을 따라 함께 생성되고 변화해간 ‘살아 있는 언어’의 한순간을 목격한다.
윤동주 시의 오랜 독자이자 연구자로서 지난 20여 년간 시인의 자취가 남아 있는 동아시아의 여러 장소들-서울과 인천, 도쿄, 교토, 나라, 후쿠오카, 연길, 용정 등지-에서 시인을 기억하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해온 저자가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에 담긴 치열한 퇴고의 흔적을 지도 삼아 시인과 시의 여정을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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