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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4월]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
[26년 4월]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
  • 저자 : 이용훈, 이권우, 이명헌, 이정모 [공]
  • 출판사 : 어크로스
  • 발행연도 : 2025
  • ISBN : 9791167742346
  • 자료실 : [중앙]종합자료실
  • 청구기호 : 큰 020.4-이65그
달력에 관한 책을 몇 번 빌렸더니, 사서들 사이에서 저에 대한 소문이 돌았나 봐요. ‘저 아시아인이 달력에 관심이 많구나’ 하고요. 그 후로 사서들이 제게 달력 관련 책을 계속 권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 책을 읽었으면 이제 이 책을 읽어야 한다면서요. 마침 추천받은 책의 글씨체가 중세에나 썼을 법한 장식체로 되어 있길래 이 글씨는 도저히 못 읽겠다며 돌려줬지요. (……) 그분이 책 내용을 타이핑해주겠다지 뭡니까. 이번에 타자로 쳐놓으면 다른 사람들도 읽을 수 있으니 부담 갖지 말라면서요.
그러다 보니 달력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이걸 한번 정리해야겠다 싶어서 쓴 책이 《달력과 권력》이었어요. 제 첫 저서죠. 독일 본시립도서관의 사서들이 없었다면 그 책을 쓰지 못했을 겁니다.
-37~38쪽, 〈1부 도서관은 어떻게 사람을 키우는가〉

언젠가 제가 《코스모스》로 강연 요청을 받았을 때 강연 제목을 ‘코스모스는 도서관’이라고 했던 적이 있어요. (……) 도서관이 단순히 지식의 보고에 그치지 않고, DNA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앞으로 우주까지 뻗어갈 인류 문명의 중간 기지 역할을 하는 거지요! 다시 말해 도서관은 인류 문명 전체에 걸쳐 굉장한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임계 국면을 넘어선 진화적 대사건의 산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도서관에 기부하는 것이 인류 문명을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다녀요.
-58~59쪽, 〈1부 도서관은 어떻게 사람을 키우는가〉

우리는 굉장히 오랫동안 ‘무상의 독자’를 ‘유상의 독자’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그러니까 공공 영역에서 키워낸 독자가 비로소 시장에서 지갑을 열 때 출판도 존재하는 거죠. 도서관은 전통적인 독서 문화를 만들어내는, ‘무상의 독자’가 ‘유상의 독자’로 거듭나도록 이끄는 시스템으로 남겨놔야죠. 이런 것들이 한국 사회에서 독서 인구를 늘려나가는 방법입니다. 마른 수건에서 한 방울의 물까지 짜내려 덤벼드는 순간, 오히려 독자는 사라질 수밖에 없어요.
-83쪽, 〈2부 도서관의 쓸모〉

챗GPT나 유튜브 콘텐츠는 짧은 시간에 포인트만 딱 짚어요. 변두리 이야기들이 없죠. 반면에 책은 상당히 많은 변두리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요. 그 이야기들을 헤집다 보면 저자가 의도한 대로만이 아니라 독자의 관점과 방식으로 지식을 빨아들일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책은 앞으로도 쓸모 있을 거라고 봐요. 책이 쓸모 있어야 도서관도 쓸모가 있죠.
이제는 약간 뿌옇더라도 ‘터치감’ 있는 지식을 입력해야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어요.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창작자가 되어야 21세기를 살아나갈 수 있다고 한다면, 독서는 계속 필요하죠. 또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읽어야 좋은데, 그러기에 도서관은 아주 적합한 장소예요. 도서관이 혼자 책을 읽는 곳이라면 굳이 필요할까 싶어요. 결국 도서관은 일종의 허브로 기능해야 해요.
-126~127쪽, 〈3부 AI 시대의 도서관〉

2023년 작고하신 서경식 선생이 ‘도서관적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신 적이 있습니다. “간단히 답을 얻을 수는 없는 질문(대체로 인간에 관한 질문은 모두 그러하다)에 침잠하면서 끝없는 문답에 몰두한다. 그 사고 과정 자체가 풍요와 기쁨에 차 있는 시간”이라고 말씀하면서 그 시간을 되찾자고 주장하셨죠. 도서관은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또는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적어놓은 책들의 집합체이니, 그 안에서 자신에 대해 간단히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서관의 십진분류법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죠. 이른바 ‘100번 철학’입니다.
-149~150쪽, 〈3부 AI 시대의 도서관〉

우리가 엄혹한 시대를 지나면서 사회를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미래를 상상했던 힘이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조기에 종식시킨 거잖아요. 어떠한 쿠데타도 허용하지 않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민주주의의 성과를 더 많이 누리기 위해서는 폭넓은 지식과 교양이 요구됩니다. 지식과 교양에 바탕을 두지 못한 민주주의는 허약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도서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죠. 독서를 통해 지식과 교양의 힘을 배양한다는 점에서 도서관은 민주 시민의 양성소라고 할 수 있어요.
-208~210쪽, 〈5부 미래에도 도서관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람들을 책으로, 텍스트로 이끄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책과의 느슨한 연결을 배척할 필요가 없어요. 배척할 수도 없고요. 어떤 지식을 책을 통해야만 배울 수 있는 시대는 지났잖아요.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다가 궁금해져서 《삼국지》를 읽기도 하죠. 독서의 정체성을 끌고 가려면 비독서 행위까지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독서의 범주를 넓혀야 하는 거예요.
도서관이 허브가 되려면, 도서관에 책 읽는 사람뿐만 아니라 놀러 오는 사람, 앉아만 있다 가는 사람, 사람이 좋아서 오늘 사람까지 허용해야 합니다. 밀도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이렇게 다양한 활동들을 전부 ‘도서관 행위’로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219쪽, 〈5부 미래에도 도서관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그래서 우리는 도서관에 간다 상세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