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우주가 충돌해 만들어낸 깊고 다정한 사유의 세계
당연함을 의심하고 평범함에서 경이를 발견하는, 과학적 태도를 만나다
“머릿속에 물음표를 그려보는 그 순간이 바로 과학입니다.”
물리학자 김상욱과 천문학자 심채경이 『과학산문』을 출간했다. 동명의 유료 이메일 구독 서비스에 2024년 가을부터 2025년 연초까지 연재한 글을 다듬고 살을 붙였다. 『과학산문』에서 김상욱과 심채경은 서로와 독자를 수신인으로 편지를 주고받는다. 물질의 근원을 탐구하는 물리학과 거대한 우주를 관찰하는 천문학, 조금은 다른 세계에 기반을 둔 두 사람이 일상의 풍경과 사유를 글에 담아 교환한다. 이러한 마주침 혹은 충돌은 과학과 삶을 오가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이 책은 ‘과학’산문일까, 과학’산문’일까? 과학과 산문 사이 그 어디쯤에서, 우리 곁의 과학자들은 때로 다정하고 주로 단단한 글을 주고받으며 심상한 일상과 심상찮은 통찰을 나눈다. 이 책은 과학자들의 교환 편지인 동시에, 가끔은 물리학자·천문학자라는 명명 바깥으로 살짝씩 쏟아지는 ‘인간’ 김상욱과 심채경의 세상 탐구 일지이며, 그들과 우리가 함께 겪은 어떤 계절의 기록이기도 하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과학은 잘 알지 못해 쉽게 오해했던 학문일 것이다. 알고는 싶지만 난해하고, 어려운 공식과 용어를 보면 지레 겁을 먹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침착하게 고개를 들어 세상을 보면, 전기부터 AI까지 일상을 구성하는 많은 것이 과학에서 시작되었다. 이제 과학 쪽으로 한 걸음 다가가 손을 내밀어볼 때다. 『과학산문』에 과학 이론은 없다. 그러나 이 책은 과학적인 태도로 가득 차 있다. 저자들은 말한다. “과학산문이라고 해서 꼭 과학을 설명할 필요는 없”다. 과학 지식을 쏟아붓는 것보다, 지극히 평범한 풍경 속에서 발견하고 성찰해낸 과학적 태도야말로 과학의 진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구별 이웃 김상욱ㆍ심채경이 안내하는 우리 곁, 태도로서의 과학을 만나보길 권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