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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5년 소흘도서관 12월 북큐레이션
작성일 2025-12-02
조회수 356
첨부파일


 What to Read Now #12 : 소흘도서관 이달의 북큐레이션 
 올해, 어떤 책을 읽었나요 
 : 2025년 독자들이 가장 사랑한 책 


*소년이 온다

그들은 우리들의 몸 곁에 
다시 여십자로 그 몸들을 낮게 쌓았어. 
그들의 찌푸린 미간과 
텅 빈 눈 두쌍을 지켜보며 나는 알았어. 
하루 사이 우리들의 몸에서 지독한 냄새가 
뿜어져나오고 있다는 걸. 

그들이 트럭에 시동을 거는 동안 
나는 어른어른 그 몸들에게 다가갔어. 

나뿐 아니라 다른 혼의 그림자들도 다가와 
그 몸들을 에워싸는게 느껴졌어. 

두개골이 함몰된 남자와 여자들의 옷에선 
아직 연한 핏물이 떨어지고 있었어. 

머리 쪽에서부터 물을 끼얹었는지, 
얼굴들만은 대강 씻겨 이목구비가 
깨끗하게 드러나 있었어. 

그들 중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는 
환자복을 입은 젊은 남자였는데, 
가마니를 가슴에 덮고 누운 그는 
누구보다도 청결했어. 
그의 몸을 누군가가가 씻겨주었어. 
환부를 꿰매고 약을 발라주었어. 
그의 머리에 친친 둘러진 붕대가 
어둠속에 하얗게 빛났어. 

똑같은 죽은 몸인데, 
누군가의 손길이 남아 있는 
그 몸이 한없이 고귀해 보여서 
나는 이상한 슬픔과 질투를 느꼈어. 

몸들의 높은 탑 아래 짐승처럼 끼여 있는
내 몸이 부끄럽고 증오스러웠어. 

그래, 그 순간부터 
내 몸을 증오하게 되었어. 

고깃덩어리처럼 던져지고 
쌓아올려진 우리들의 몸을. 

햇빛 속에 악취를 뿜으며 
썩어간 더러운 얼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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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2025년 소흘도서관 최다대출도서

영혼을 찍는 카메라가 있다면, 
짓눌리고 억압받는 정신을 촬영하고 
인화할 수 있는 과학이 있다면, 
렌즈를 들이대고 
분명히 찍어두어야 할 여성의 깊은 상흔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찍어야 
상처의 증거가 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은 
교묘하고 복합적이다. 

이런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일상적으로 이해되고, 
그리하여 일상의 하나로 
무심히 잊히는 사회는 진정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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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 세계 3대 문학상 공쿠르상 수상

▶ 편지를 쓰긴 했소. 하지만 난 원치 않는데, 저런 도제는.
▷ 아니, 대체 이유가 뭐요?
▶ 난쟁이라는 얘기를 아무도 해주지 않았으니까.

비올라는 저주의 희생양이었는데, 
그 애의 부모는 처음엔 그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 애는 한 번 읽거나 보거나 들었다 하면, 
전부 다 기억했다. 

그 애가 다섯 살 적에, 술이 몇 순배 돌면 
잠시 묵어 가는 손님들에게 
그 광경을 보여 주겠다고 
한밤중에 아이를 침대에서 끄집어냈다. 

두 눈이 커다란 빼빼 마른 어린아이가 
자신이 방금 읽은 오비디우스의 시구를 
암송하는 것을 보는 일은 얼마나 황홀하겠는가! 

문제가 불거진 것은 비올라가 그 일에 
취미를 붙이고 내용을 이해하려고 들면서부터였다. 
그러자면 더욱더 많이 읽어야만 했다.

한 권의 책은 늘 또 다른 책을 불러왔고, 
그 애 어머니의 표현을 따르자면 
그건 악마적 악순환으로, 
절정은 그 애가 제조한 
미모사 향수의 폭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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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도담아,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걸 수도 있잖아.”

해솔은 도담을 달래듯 조심스레 말했다.
마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고 
그렇기에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그래서, 축복이라도 하라는 거야?”

도담이 코웃음 쳤다. 
누군가는 사랑이 교통사고 같은 거라고 했다. 
그래, 교통사고 낼 수도 있다 치자. 
그런데 책임도 안 지고 벌도 안 받으면 
그건 뺑소니잖아. 

가족을 속이고 상처 입히는 게 사랑이라면
도담은 사랑을 인정할 수 없었다. 

온힘을 다해서 찌그러트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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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불은 크게 번지지는 않았고 
다친 사람도 없었다.

선고하는 당일 피고인에게 
자살을 열 번 외치게 하였다. 

“자살자살자살자살…. 
이렇게 열 번 하면 본인은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살자’로 들립니다.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실패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자살에 실패해서 살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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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동자님, 입이 쓰면 사탕이라도 드릴까요? 

동자들이란 달콤한 것이라면 
사족을 쓰지 못하는 법. 

사탕이라도 물릴 요량으로 찬장을 여는데 
등 뒤에서 웅얼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장수할멈이 점지해줬어. 
네놈 앞집에 들어가라고. 


그것이 시작이었다. 얄궂은 악연의 시작. 
혹 잘못 들은 건가 싶어 
신애기 쪽을 돌아보며 되물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신애기가 조소했다. 

신빨이 다했다더니 진짠가보네. 
할멈이 나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애는 살기 어린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하기야 존나 흉내만 내는 놈이 뭘 알겠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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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달의 추천 도서 

*소년이 온다 / 한강
*영원한 천국 / 정유정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나의 작은 무법자 / 크리스 휘타커
*너무 늦은 시간 / 클레어 키건
*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첫 여름, 완주 / 김금희
*혼모노 / 성해나
*경험의 멸종 / 크리스틴 로젠
*파과 / 구병모
*말뚝들 /김홍
*녹색 광선 / 강석희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 세스지
*단 한 번의 삶 / 김영하
*불멸의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싯타르타 / 헤르만 헤세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양귀자
*모순 / 양귀자
*호의에 대하여 / 문형배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 천선란
*엔비디아 레볼루션 / 태 킴
*양면의 조개껍데기 / 김초엽
*편안함의 습격 / 마이클 이스터
*궤도 / 서맨사 하비
*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악마와 함께 춤을 / 크리스타 K.토마슨
*그녀를 지키다 /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급류 / 정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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