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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5년 소흘도서관 6월 북큐레이션
작성일 2025-06-04
조회수 196
첨부파일





 What to Read Now #6 : 소흘도서관 이달의 북큐레이션 
 괴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자만으로 창조하고, 욕심으로 외면한 존재들에 대하여 


창조주여, 제가 흙으로 저를 빚어 인간으로 만들어달라고 청하더이까?
제가 어둠에서 일으켜달라고 애원하더이까?
- 『실낙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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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1.
나의 창조물이 누런 눈을 뜨더니 
거칠게 숨을 쉬며 팔다리를 꿈틀거렸습니다.
팔다리의 비율이 적절했고 
이목구비도 아름다운 것으로 골라 넣었습니다.

아름답다니! 아, 세상에! 
노란 피부 속에 근육과 핏줄이 비쳤고 
검은 머리칼은 매끈하게 흘러내렸으며
이는 진주처럼 희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화려한 특징들이 
희끄무레한 눈두덩과 역시 희끄무레하고 흐리멍덩한 눈, 
쪼글쪼글한 얼굴, 일직선의 거무스름한 입술과 대비돼 
더 오싹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는 내 침대의 커튼을 들추고 
나에게 눈을 고정하고 있었어요.
그걸 눈이라고 할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러고는 입을 벌리더니 히죽 웃으면서 
뺨을 일그러뜨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웅얼거리더군요.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에게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2.
내가 생명을 얻게 된 날은 얼마나 끔찍한가!
저주받을 창조자!
어째서 스스로도 혐오감에 고개를 돌릴 만큼 
끔찍한 괴물을 만들었단 말인가?

신은 자신의 모습을 본떠 아름답고 매혹적인 인간을 만들었는데, 
나는 인간을 본떴음에도 추악하고 
오히려 인간과 비슷해서 더 진저리 나는 형상이 됐지.
사탄에게도 칭송하고 격려해주는 동료가 있었는데 
나는 미움받는 외톨이로 살고 있구나.

나에게 선량한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 하나라도 있다면 
백배 천배로 보답할 수 있어.

그 한 사람을 위해 인류 전체와 화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실현될 수 없는 꿈이지.
나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나만큼 볼썽사나운 여자를 만들어달라는 것뿐이야.
소박하지만 그게 내가 누릴 수 있는 전부이니 그걸로 만족하겠다.
행복하지는 않아도 해롭지 않을 테고 지금처럼 비참한 삶도 아닐 거야.

아! 창조자여, 나를 행복하게 해다오. 
부디 하나라도 고마운 일을 해줘.
나를 이해하고 내게 공감해주는 존재가 
하나라도 있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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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 p.102

눈을 박박 문지르고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 한 번 자세히 살펴보았다.

초상화를 꼼꼼히 살펴보아도 
덧칠한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지만 
분명 표정이 바뀌어 있었다.

단순한 상상이 아니었다. 
끔찍할 정도로 명확한 변화였다.

그 날 도리언은, 
자기는 영원히 젊음을 유지하는 대신 
초상화가 늙어 갔으면 좋겠다는 소망,

자신의 아름다움은 쇠락하지 않는 대신 
캔버스 위의 얼굴이 그의 열정과 
죄악의 무게를 감내하기를 바란다는 소망,
 
그림으로 그린 이미지에 고통과 근심의 주름이 파이는 동안 
자신은 막 깨닫게 된 소년다운 섬세함과 
사랑스러움을 지키면 좋겠다는 광적인 소망을 외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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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p. 448

장기 교체로 암을 치유할 수 있게 된 세상에서 
어떻게 그 치료를 포기하고 희망 없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겠니? 

후퇴라는 건 있을 수 없었지. 

사람들은 너희 존재를 거북하게 여겼지만, 
그들의 더 큰 관심은 자기 자녀나 배우자, 
부모 또는 친구를 암이나 심장병이나 
운동신경질환에서 구하는 거였단다. 

그래서 너희는 아주 오랫동안 어둠 속에 머물러 있었지.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되도록 너희 존재를 생각하지 않으려 했단다. 

그럴 수 있었던 건 너희가 우리와는 별개의 존재라고, 
인간 이하의 존재들이라고 
스스로에게 납득시켰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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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p. 394

오늘날 거의 모든 개척지에서 
중복된 익스펜더블은 연쇄살인범이나 
아동 납치범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게 되었다. 

"사실 자네는 이 개척지를 이미 여러번 구해 주었고, 
앞으로도 그럴거라 믿네.
자네의 용기는 정말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네."

"내 용기가 귀감이 된다니. 엿이나 잡수세요, 사령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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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p.50

그리고 기왕에 말씀드리자면, 
제 생각에 장군님과 저는 겉보기엔 아주 다른 사람들입니다. 
여러 점에서 말이죠. 
따라서 저희 사이엔 공통점이 별로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말이죠, 저 자신은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저 공통 점이 없는 듯 여겨질 뿐이지, 
실제로는 공통점이 무척 많은 경우가 아주 흔하니까요... 
그건 그저 겉보기에 따라 서로를 분류할 뿐 
아무런 공통점도 찾아낼 줄 모르는 
인간의 나태함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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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p. 67

그녀는 분명히 자신을 해치려고 노력했던 
이 존재와 눈길을 교환하는 순간을 기다렸지만 
그 눈은 알아 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가슴은 그 애에 대한 동정심으로 조여들었다. 
불쌍한 작은 것. 엄마가 너를 그렇게 싫어했다니... 

웃으려고 노력했지만 불안스럽게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그녀는 들었다. 

'이 아이는 도깨비나 거인 괴물이나 뭐 그런 것 같아요' 
그러고서는 미안한 듯 아이를 껴안았다. 
그러나 그 애는 뻣뻣하고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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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달의 추천 도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
오스카 와일드 / 민음사

『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 황금가지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 황금가지

『28』
정유정 / 은행나무

『채식주의자』
한강 / 창비

『미란다 복제하기』
캐럴 마타스 / 사계절

『일회용 아내』
세라 게일리 / 한즈미디어

『다섯째 아이』
도리스 레싱 / 민음사

『백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문학동네

『변신』
프란츠 카프카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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