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어주는 도서관
선단북갤러리 2024
편지 읽는 푸른 옷의 여인 1662~1663년.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Woman reading a letter by Johannes Jan Vermeer
그림 출처: Wikimedia Commons(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가을에 전하는 그리움
가을엔 편지를 읽겠어요
「햇살이 환하게 비추는 방에서 여인이 편지를 읽고 있습니다. 푸른색 옷이 배경과 대비되어 우울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 밝은 느낌을 줍니다. 제법 불룩해진 배를 보면 지금 임신 중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집중해서 읽고 있는 모습이 편지의 발신자가 그녀에게 무척 중요한 사람인 듯 합니다. 아이의 아빠일까요? 벽면에 큰 해도를 보니 이 집의 누군가 배를 타고 먼바다에 나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 사람으로부터 온 편지겠지요? 입가에 비치는 옅은 미소가 반가움과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웃음에서 절로 함께 행복해집니다. 좋은 이에게 편지 한 장 쓰고 싶어집니다.
P.S. 가을이 익어가고 있어요. 서로의 마음도 더욱 깊어지길...」
전원경, 『페르메이르』, 아르테, p13~18.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1월 북큐레이션
★일반자료실: 가을이 전하는 그리움
---> 서간문, 작가의 편지 모음 책을 전시합니다.
★어린이자료실: 경제야 놀자
---> 어린이를 위한 경제 관련 책들을 모아봤어요.
★특성화자료실: 당신의 잠은 안녕하신가요?
---> 수면, 불면증과 관련된 책들을 만나봅니다.
큐레이션 목록은 첨부파일을 확인해주세요~~
일반자료실의 필사 공간도 계속됩니다.
이달의 필사 추천 책은 <잊기 좋은 이름>입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쓸쓸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그립기도 한 계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운 이에게 또는 약간 시린 내 마음에게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떨까요? 함께 읽어볼 시는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입니다.
즐거운 편지
황동규
Ⅰ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Ⅱ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 지음, 『삶을 살아낸다는 것』, 휴먼앤북스, p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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